Rabbit Hole

「 警告 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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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내중 율빵은 지금처럼 편하지도 않고 그냥 친구의 친구 느낌
인스타 맞팔 되어있고 단톡방도 있는데 누나는 단톡 알림 꺼둠. 태그 해야 보는 정도
되게 허울뿐인 관계다. 안 친해서 어색한 마음에 시작한 존댓말이 영원히 붙어 다닐 것만 같고

체육대회 날에 반대항 농구하면 2학년 전영중 반은 무조건 이길 듯 키도 크고 운동부니까
덩크 슛 넣고 환호성 막 터지는데 정작 체육관 출입구 근처에 있는 누나는 아무 관심 없음
우연히 시선이 향한 것 뿐인데 괜히 쪽팔려지다… 수치심이 척추 타고 흐르는 기분 기대한 적 없는데 실망한 느낌에 가슴이 간질간질하다

그 누나 지겹게 연락 안 보고 와중에 인스타 스토리는 올라옴. 맞팔만 했지 한 번도 디엠 보낸 적 없음.
사실 연상은 그게 딱 가시거리임 나름 신경 써준다는 뜻인데 걔는 아직 모름
전영중 좀 오기 생겨서 그날 바로 연락 넣음
오늘 농구 경기 봤어요? 이런 거 보내봄. 보내놓고 너무 충동적이라 취소하고 싶어서 고민하는 사이에
누나한테 답장 온다. 영중이 농구 잘하더라 덩크도 넣었다며~
와…
안 봤으면서ㅋㅋ;;
생각만 하고 답장 안함. 존나 비참함 지금

아는 것도 별로 없을 듯. 서로의 친구랑 더 친하고 둘만 남겨져있으면 어색하니까 괜히 폰 화면만 새로고침 할 때가 많음.
걔가 아는 건 다른 입으로 듣는 얘기고 꼭 훔친 것처럼. 전영중은 좀 어림짐작하고 그게 맞다고 생각해 버린다. 그게 마음이 편하다고 생각할지도
어떤 한계선을 느낀 건 여름방학 끝나고
누나 엄청 바쁘고 방학에도 학원 다님. 연상이 뭐 어딜 가고 싶어하고 어느 학과 지원하는지 궁금한데 물어볼 용기는 안 난다.
물어보면 알려줄 것 같은데 그게 어려움
그러다가 또 친구한테 누나 얘기 듣게 된다. 여고 간대. 원중고? 원중고는 남고잖아
전영중은 당연히 원중고 가는 루트지만(이게 너무 당연해서 다른 곳은 눈길도 안 주고) 이게 연상한테는 너무 다른 세계라는 감각이나
사람이 비효율적이 되는 느낌을 단단하게 받는다 자존심 상해서 죽을 거 같은데 그게 그냥 학교 선배임. 농구랑은 전혀 상관없고
농구가 호감이 되지도 못함. 이게 좀 거리감 느껴진 부분일 듯
계속 관심 가지는데 상대방은 별 생각 없으니까. 말하자면 오만인데 전영중 자각 못함. 그게 전영중이기도 하고…

며칠 전부터 말 한 번 까보자 벼르고 있을 듯 복도에서 마주쳐도 말도 못 꺼내고 손인사 겨우 하고 지나가면서 존나 고민함
체면 차리려고ㅋㅋ 좀 멋져보이고 싶어서 고민하는 거임
방과후에 누나 보건실에서 나오는 거 우연히 봤을 때 말 걸 듯 노을 지면서 벽면에 그림자가 기괴하게 늘어져있고 여튼 그런 건 눈에 안 들어온다
연상 앞 가로막고 
누나 아직도 안 갔어?
딱 여기까지만 말함. 손아귀에 힘 들어가서 아픈 느낌
전영중이 기대한 반응은 너 지금 뭐라고 했어 라든가 좀 화내고 핀잔주는 거였는데
유리누나 그냥
어 나 바빠서 먼저 간다
이러고 진짜 감.. 긴 머리가 살랑살랑 흔들리고 향수 냄새가 은은하게 지나간다
무시해서 화났다기보단 자기가 아무것도 아니고 남이랑 다를 거 없고 더 말하면 남들처럼 대해주지도 않아서
자존심 존나 상함… 복도 끝 존나 노려봄… 
나 방금 반말했는데?

사랑은 확실히 아니고 그렇다고 예쁘게 포장하고 싶지도 않고
정복욕구 생김 그런데도 아무런 타격도 못 줘서 고민한 만큼 받아주지 않아서 도발처럼 말해봤는데
쉽게 끝나버리고 만다

체육대회랑 겹쳐 보여서 지가 머뭇거린 시간은 아무도 모르는데 혼자 쪽팔려서 삽질함
일종의 보상 심리였을 듯 가성비 떨어지는 집착 같은 거
이 뒤로 사귀는 건 전영중이 원중고 입학하고 나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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